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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 도서

이승우_생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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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맨 처음 이승우라는 작가를 알게 된 책. 곱씹을수록 좋은 구절들 

 

 
p19.
불행에 익숙해진 사람은 쉽게 운명의 무게를 받아들인다. 그런 점에서 내 고향 마을 사람들은 모두들 운명론자들이었다. 그들은 도대체 진보라고 하는 것을 믿지 않았다. 내 유년의 고향 마을은 물처럼 고여 있었다. 운명은 방죽에 고인 물과 같은 것이었다.
 
p.22
요컨대 그의 독서에의 몰두는, 책 속에서 낙원을 발견해서가 아니었다. 그는 그저 자신의 현실에 눈감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런 점에서 그의 책들은 일찍부터 마취제였다. 그러므로 성인이 되어 책을 쓰고 있는 지금은 자신의 글 만들기가 마취제인 셈이라고, 그는 약간 어색한 미소를 띠며 나지막하게 고백했다.
 
p.29
미친 사람은 위험하다. 그는 미쳤기 때문에 위험한 인물이었다. 그래서 그는 고립된 채 혼자 지내야 했다. 그런데 미치지도 않은 나는 왜 고립되었던가 <순례자>, 56면
 
p.29
강력한 밧줄 같은 것이 그 눈에서 나와 자신을 옭아 매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소년은 그 밧줄에 묶여서 끌려갔다. 삼촌의 경고가 뒤에서 잡아당겼지만, 남자의 밧줄을 능가할 만한 힘은 아니었다.
 
p.30
돌아갈 것인가, 말 것인가.돌아갈 것을 종용하는 목소리는 호기심이었고, 단지 호기심이라고만 이름하기에는 어딘지 아쉬운, 무언가가 또 있었다. 그것은 보다 은밀하고 유혹적인, 요컨대 남자의  눈이 발산하고 있는 것과 같은 종류의, 설명이 불가능한 난해한 감정이었다.  돌아가지 말 것을 종용하는 목소리는 내부의 두려움이었다. 그 두려움은 이중의 두려움이었다. ...중략... 그러나 이내 싸움의 결말이 났다. 소년은 남자의 깊고 슬프고 그윽한 눈에 이끌렸다.  
 
p.33
금령은 권고가 아니라 유혹이다.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기 떄문에 금령이 생긴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금령이 있기 떄문에 범죄를 저지른다. ...중략... 금령이 없으면 범함도 없다.
 
p.63
사람의 몸속에는 얼마나 많은 눈물이 들어 있는 것인지, 쏟고 또 쏟았지만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 그 눈물은 물론 아픔 때문이 아니었다. 빗속에 쫓겨나 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이 처량해서도 아니었다. 그것은 전혀 다른 슬픔이었다. 아니, 그것은 슬픔이 아니었다. 뼛속을 시리게 하는 외로움이었고, 사무치는 형육에의 그리움이었다. 또 그것은 무정형의 세상, 온통 비밀 투성이고 규명디지 않은 수수께끼들과 모순들을 끌어안은 채 살아야 하는 용납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한 울분이기도 했다.
 
p.84
신화는 사실의 영역이 아니라 믿음의 영역에 있다. 여기서는 진짜냐, 가짜냐 하는 논쟁은 의미를 잃는다.
 
p.96
예정표에 들어 있는 만남이 얼마나 있을까 보냐. 사람은 우연히 만났다가 뜻밖으로 헤어진다. 그것이 인생이다.
 
p.105
익숙해지면 어떤 자극도 자극이 되지 않는다.
 
p.108
그는 자신의 그 참혹한 가난과 외로움을 극복해 보려는 어떠한 시도도 해보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는 세상에 대해 비난할 권리가 없다. 그래서 그는 비난하는 대신(비난하는 것은 참여한다는 뜻이다) 혐오하거나 기피했다. 말하자면 초월하려고 했다.
 
p.111
예감은 이내 사람을 휘감는 굵고 단단한 밧줄이 된다. 사로잡힌 자는 사로잡은 자의 관용없이는 쉽게 풀려나지 못하는 법. 나는 사로잡혔고(어쩌면 기꺼이), 예감은 성취되게 마련이다.
 
p.113
모든 과거는 기억된 과거일 뿐이며, 모든 기억은 검열된, 또는 취사선택된 기억일 뿐이다. 시간은 독하고, 나의 자아는 너무 많은 층으로 둘러싸인 거대한-작은 우주다. 층마다 진실이 있고, 그 진실은 그 층에서만 진실이다. 그 모든 층을 관통하는 작살과 같은 하나의 진실은 없을까?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가장 깊은, 또는 가장 높은 층까지 도달하지 않고는 그 진실이 무엇인지를 말할 수 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가장 깊은 층이나 가장 높은 층에 그것이 도사리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그런 뜻이 아니다. 그곳까지 이르러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지 그곳에 있다는 것은 아니다.
자, 내가 취사선택되고 검열된 기억 속의 과거를 들고 나온다고 하자. 그것들은 거짓이거나 꾸며진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그것들은 내 자아의 어느 층에선가 충동질을 받고 튀어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 층에서는 진실일 것이다. 그러나 어떤 하나의 층의 진실이 모든 층의 진실을 담당할 수 있을까. 그것이 층들을 관동하는 '작살'의 진실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을까. 대답하기 위해서 질문을 던진다. 그 여러 개의 층들은 왜 있는가. 자아를 형성하고 있는 그 수많은 층들이 맡은 역(役)은 무엇인가, 대답은 너무 뻔해서 싱겁나. 그것은 왜곡하기 위해서이다. 감추기 위해서이다. 19의 층은 18의 층을 감춘다. 20의 층은 19의 층을 왜곡한다. 그것들은 서로를 감추고 왜곡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복잡한 기계이다.
나느 내가 내 취사선택되고 검여로딘 기억 속의 과거로 들어가는 것의 무의미한을 안다. 과거란 희미한 밑그림, 그 위에 어떤 색칠을 하고 어떤 형태를 그려 내는 것은 현재의 나이다. 과거란 결국 인상(印象)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상은 실체가 아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실체에서 나온 것이다. 그렇기 떄문에 용납되지 않지만, 그렇기 떄문에 용납되기도 한다.
...중략... 그런 것이 있을 수 있닥. 진실이 아니지만 진실인 것. 우리의 검열받은 기억 속의 과거가 그러하다. 그것들은 한낱 인상에 불과하지만, 그 인상을 조작된 것이라고 몰아붙일 수는 없다.
 
p.132
큰 결핍은 큰 욕망의 산실이며 큰 욕망은 큰 두려움의 미끼이다. 내 또래의 여자아이들에 대한 나의 이율배반적 정서에 반영되어 있는 대로, 결핍 때문에 욕망하면서도, 그 욕망이 이루어져 내 속에 결핍이 채워질까 봐 또 두려워한다.
 
p.138
사실은 그러하다. 나는 그들의 세계를 경명한 것이 아니라, 경멸 떄문에 피한 것이 아니라, 두려워한 것이다. 두려워서 도망친 것이다. 그들과 치밀해졌을 경우 예상되는 상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되도록 접근조차 하지 않으려 한 것이다. 그것이 이유이다.
 
p.139
어떤 책에서 나는 이 세상에서의 삶을 우리가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치는 악몽이라고 비유한 글을 읽었다. 제임스 조이스였을까. 어쩌면 아닐지도 모르고, 그일지라도 본래의 뜻에 상당한 왜곡이 가해졌을지도 모른다. 기억은 사실의 편이 아니라 편들고 싶은 자의 편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기억하는 것을 사실이 아니라는 이유로, 편들고 싶은 자를 편들고 있다는 이유로 거부하여서는 안된다.
진실이 반드시 사실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진실은 사실보다 훨씬 포괄적이다. 내가 어떤 글을 읽다가 붉은 볼펜으로 줄을 그었으며, 그 붉은 줄을 여태 머리속에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무슨 뜻이냐 하면, 그 책의 저자가 조이스라고 할 때, 제임스 조이스를 빌려서 발언한다는 뜻이다. 조이스를 읽음으로써 비로소 세상이 악몽임을 깨달은 것이 아니다. 나는 붉은 볼펜으로 줄을 그었다. 그것은, 그를 알기 전부터 이 세상에서의 나의 삶이 바동거리는 악몽에 다름 아님을 의식하고 있었다는 의미이다. 제임스 조이스를 빌려 내 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제임스 조이스에게서 내 말을 발견한 것이다. 그가 내 말을 먼저, 대신해 버린 것이다.
글들은 '내 말'의 대언일 때만, 진실로 의미를 가진다. 그 밖에 다른 글들은 쓰레기거나 허수아비다(뭘 또 그렇게 까지야..?) 쓰레기는 용도가 폐기되어 버려진 것이고, 허수바이에게는 아무도 말을 걸지 않는다. 삶, 곧 악몽, 눈 뜨고 꾸는, 그래서 더 끔찍한.
 
p.142
법을 범하는 일은 얼마나 감미로운가. 길이 아닌 곳에 길을 내며 걸어가는 자는 얼마나 숨이 가쁠 것인가.
 
p.142
'나는 이 세상에 잘못 보내졌다. 나는, 지금, 너무 외롭다'
그렇게 발음하는 순간, 나는 정말로 걷잡을 수 없는 외로움이 거대한 물결이 되어 나의 전신을 감싸는 느낌에 사로잡혔다. 나는 다시 한 번 그 단어를 입속에서 굴려 보았다. 나는, 너무, 외롭다. 그러자 왈칵 눈물이 쏟아져 나오려고 했다. 나처럼 이 세상에 잘못 보내진 나의 형제, ㅏ와 동일한 표적을 소유한 나의 동지, 나와 원형질이 같은 단 한 사람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다. 그 미지의 대상을 향한 그리움에 떠밀려, 턱도 없는 기대를 품고 이 치욕의 섬으로 기어들었었다. 그 그리움이 결쿡 지울 수 없는 굴욕을 체험하게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어려웠다. 너무 부끄럽고 안타까워서 견질 수가 없었다. 나는 다리의 난간을 붙잡고 서서 출렁이는 검은 강물을 향해 마구 소리 질렀다. 슬프고 외로운 짐승의 외마디 울부짖음이 길게 꼬리를 늘이고 수면 위를 달려갔다.
 
p. 143
그것은 전혀 예정된 일이 아니었다. 언제나 상황이 더 힘이 세다. 어떤 일은 예정 없이 일어나지만, 그러나 그 일이 일어 날 수 있는 상황은 있게 마련이다. 특정한 상황이 특정한 목적지를 향해 내모는 것이다. 굳이 말하자만 내게도 상황은 있었다. 중지도에서의 어처구니없는 사고, 빗길의 재회, 그리고 무엇보다 통금 시간의 쫓김.
 
p.143
그 호루라기 소리는 이 세계의 법을 대변하고 있었다. 내가 알고 있는 한 법은 모든 공포의 출처였다. 왜 그런가. 법의 배경에는 폭력이 둘러서 있기 때문이다.
 
p.147
이것은 화석의 신비가 아니라, 신비의 화석이다. 화석이 되어 신비를 시늉하는 것이 아니라 신비가 그대로 화석으로 굳어 오늘에 이른 것이다.
 
p.148
건반을 두드리는 손의 움직임에 따라 아주 느리게 상체가 좌우로 흔들렸고, 그 가느다랗고 긴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맑고 그윽한 음악이 꽃처럼 피어났다. 그녀의 손은 아름다운 꽃을 피워 올리는 길고 푸른 가지였다. 나는 그곳으로부터 돌연 향기를 맡았다. 향기는 나의 뇌수로 파고 들어와 마취시켰다. 나는 넋을 잃고 그 향기에 몰두했다.
 
p.151
나는 그때 알았다. 순수야말로 가장 큰 유혹이라는 것을. 순수한 것일수록 못 참을 유혹이라는 것을.
 
p.152
우리는 운명을 보여줄 수 없다. 그라나 운명적인 것은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다. 운명은 여기 있거나 저기 있는 것이 아니라, 운명이라고 발음하는 그 순간에 있다. 운명으로 인식하는 자리에, 그 순간에 그 사람의 운명이 깃드는 것이다. 삶은 인식과 해석의 장(場)인 까닭이다.
 
p.156
자기 행동의 근거를 똑바로 설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터, 나는 나 자신이면서 나를 좀처럼 이해하지 못한다. 그것은 내가 하나의 단순한 내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얼마나 많은가. 나는 누구인가, 나의 행동의 근거는 무엇인가, 하고 질문하고 설명하려고 시도하는 나 또한 그 수많은 나 가운데 하나의 나에 불과할 뿐이다.
 
p.160
맑은 향내가 풍겨왔다. 나느 숨을 쉬기가 곤련했다. 어쩐지 내가 그녀의 향기를 흡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가 알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느 아주 은밀하고 조심스럽게 숨을 들이쉬었다.
 
p.163
사물을 인식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알지 못할 때 우리는 편의적으로 이름을 붙인다. 이름을 쓰는 것이 인식의 방법이긴 하지만, 그것은 최악의 방법이다. 이름을 붙이는 것은 구별하기 위해서이지 인식하기 위해서는 아니기 때문이다. 구별을 통하지 않고는 인식할 수 없을 때, 사람들은 이름을 사용한다. 그러면 구별할 필요가 없을 때는 어떤가. 구별함 없이도 이미 총체적인 인식에 이르러 있을 경우에 이름을 알고 부른다고 하는 것은 무슨 유익이 있을까. 오히려 그 새로운 이름이 참된 인식을 방해할 수 있지 않을까. 내 경우가 그랬다.
 
p.165
거기다 말들은 또 얼마나 불완전한가. 이 말을 붙잡으면 저 말이 실해 보이고, 그래서 저 말이 낫겠다 싶어 그걸 내보내려고 하면 또 다른 말이 불쑥 고개를 쳐드는 식이었다. 궁리를 하면 할수록 이것도 저것도 적절하지 않아 보였다. 완벽한 말을 얻으려는 욕심은 결국 아무 말도 선택하지 못하게 했다. 말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말을 하는 순간 진실은 탈락되고 마는 것을. 나중에는 그런 지경에까지 빠지고 말았다.
 
p.174
나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달리듯 교회당을 빠져나왔다. ...중략... 나는 다짐했다. 결국 상처를 입고 말 불가능한 욕망의 언저리를 다시는 기웃거리지 않을 것이다, 다시는...... 나는 다리가 휘청거리고 가슴 한쪽이 으스스 추워왔다.
 
-그렇게 쉽게? 어떻게 그럴 수 있지? 그렇게 쉽게 포기될 수 있었다면 숙명론까지 끌어들인 그 무서운 사랑에 대한 예감은 무어지? 알맹이 없는 과대 포장? 감정의 허풍? 그럴 수 있는가? 나는 이해하지 못하겠어.
-나도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야. 꼭 그래야 하는 것인지 회의도 있었고, 열정의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내리면 그곳에 무엇이 있을 것 같아? 그곳에 옹졸한 자아의 어두컴컴한 방이 펼쳐져 있었다고 말하면 조금 해명이 될까? 나는 그 자아의 방 깊숙한 곳으로 몸과 정신을 우겨놓는 길밖에 알지 못했다고 하면?
 
p.180
나는 내 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한없이 풀어놓았다. 내 내부에 그렇게 많은 이야기들이 웅크리고 있었던가. 그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별의별 이야기들이 다 나왔다. 내 속에 그런 게 있었는지 나 자신도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 아무에게도 할 수 없었고 아무에게도 해보려 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빠져나왔다. ...중략....
아하, 쉼 없이 이야기들을 풀어내면서, 나는 깨달았다. 나는 여태 이야기 상대를 찾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이 왜 기도를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것은 자기 이야기를 마음놓고 솔직하게 늘어놓기 위해서이다. 아무 불평도 하지 않고 한없는 끈기와 인내로 지극히 사적이고 은밀한 이야기들을 들어 줄 상대를 찾아서 사람들은 기도처에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 밖에 다른 무슨 뜻이 있을까. 내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 줄 상대, 이제까지 나는 그 상대를 찾지 못했었다. 그래서 늘 나의 일상은 불안하고 외롭고 헛헛했던 것이다.
그 어느 순간에, 나는 내 어깨에 얹히는 따듯하고 부드러운 손길을 의식했다. 그 손길은 독특한 향기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 손길의 임자가 내 기도의 대상이었음을 의심하지 않았다.
 
p.183
절망과 허무의 심연에서 오묘하게도 희망의 싹이 솟아오르는 것 같은 경이로운 그림을 나는 눈앞에서 보고 있었다.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이 그 순간 나의 손을 덥석 잡았다고 느꼈다. 나는 운명을 피하지 않을 것이다. 운명이 달아나려 하면 내 쪽에서 오히려 운명의 손목을 단단하게 그러쥘 것이다. 나는 그녀가 기도를 마치기도 전에,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대신 신학 공부를 하여 목사가 되겠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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