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일기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이승우_오래된 일기 이승우의 단편소설. 오래된 일기 p.13 나를 변호하는 목소리는 어디서도 들리지 않았다. 불합리한 재판이었다. 시간이 흐르면 죄책감이 엷어지지 않을까, 하고 은근히 기대해보았지만 기대대로 되지 않았다. 마음의 법정에서는 시간도 내 편이 아니었다. 시간은 오히려 나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 p.18 뜻밖의 일이 불쑥 끼어들어 삶의 중요한 부분을 결정해버리곤 한다. 끼어든 것들이 삶을 이룬다. 아니, 애초에 삶이란 게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일찍 끼어드느냐 늦게 끼어드느냐 하는 문제만 있을 뿐이다. 끼어드는 것이 없으면 삶도 없다. p.29 일기장이 제공하는 자유는 일기를 계속 쓰는 것을 담보로 주어진 것이었다. 묶음을 조건으로 한 해방, 해방의 지속을 위한 묶음이었다. 해방되었으므로 묶어야 했고, .. 이전 1 다음